1.3 1980년대
— MRP II, 공장에서 경영으로
MRP가 자재 문제를 풀자, 기업들은 곧 다음 질문에 부딪혔다. "자재 계획은 섰는데, 그 계획대로 만들 기계와 사람과 돈은 있는가?" 자재만 계산해서는 반쪽짜리 계획이었던 것이다. 설비 능력(Capacity), 인력, 그리고 자금까지 함께 계획에 넣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1980년대에 등장한 MRP II(Manufacturing Resource Planning, 제조자원계획)는 이름에서 'Material(자재)'이 'Manufacturing(제조)'으로 바뀐 데서 알 수 있듯, 계획의 범위를 자재에서 제조 자원 전체로 확장했다. 능력소요계획(CRP)으로 설비 부하를 검증하고, 생산 계획을 재무 계획과 연결하여 "이 계획을 실행하면 자금이 얼마나 필요하고 원가는 얼마가 되는가"까지 답하게 된 것이다. 폐쇄 루프(Closed-Loop) 방식으로 계획과 실적을 비교하여 차이를 다시 계획에 반영하는 피드백 구조도 이 시기에 자리 잡았다.
MRP II의 의미는 분명하다. 전산 시스템이 처음으로 '공장의 도구'에서 '경영의 도구'로 올라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 MRP II는 어디까지나 제조 부문 중심이었고, 회계·인사·영업 같은 비제조 부문은 각자 따로 노는 별도의 시스템을 쓰고 있었다.